한국사회학회는
사회학의 학문적 발전과 교류의 장을 열어갑니다.

학회장 인사말

Korean Sociological Association

2024년 한국사회학회장 취임사장덕진

존경하는 사회학회 회원 여러분.

1989년 석사과정에 진학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떨리는 마음으로 한국사회학회 가입원서를 냈었던 오래전 기억이 떠오릅니다. 사회학회에 가입한다는 것은 마치 비밀의 세계로 들어가는 문을 처음으로 조심스럽게 열어보는 것 같은 기대와 떨림이었습니다. 그날 이후 만 34년 동안 한국사회학회라는 학문과 삶의 공동체 안에서 함께 배우고 때로는 부딪히며 지내왔습니다. 어려운 시절 학회를 만들고 물려주신 학계의 어른들과 존경하는 회원 여러분께 사회학회란 어떤 의미였을까 생각합니다. 34년 전의 저처럼 지금 새롭게 학회에 가입하는 청년 사회학도들에게 사회학회는 어떤 의미일까 생각합니다. 제가 느꼈던 기대와 떨림이 오늘의 청년 사회학도들에게도 그대로 전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2024년 한국사회학회의 큰 주제를 “새로운 사회학의 시작”으로 하려고 합니다. 그동안 사회학은 오랫동안 위기에 대해 말해왔습니다. 한국 사회와 세계 사회의 위기를 날카롭게 지적하기도 했고, 우리가 속한 사회학이라는 학문 그 자체의 위기를 성찰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위기 담론의 성과를 받아들이면서, 이제는 위기 이후의 시대를 개척하는 새로운 사회학이 시작되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존의 사회 질서가 해체되고 새로운 종류의 사회가 태동하는 위기의 시대에 고전 사회학은 시작되었습니다. 이제 우리가 겪고 있는 위기의 한복판에서 새로운 사회학을 출범시킬 때가 되었습니다. 세상의 변화를 정면으로 마주한다는 의미에서, 새로움과 고전은 같은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내년 정기사회학대회는 연간 두 차례 개최하는 것으로 회원님들의 동의를 구하고자 합니다. 회원들께서 동의해 주신다는 전제하에, 여름 정기사회학대회는 포스텍에서, 그리고 겨울 정기사회학대회는 서울대에서 개최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올해 집행부의 헌신으로 이루어졌던 연간 3회 개최를 2회로 줄이는 대신 밀도 높은 소규모 심포지움들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삶의 속도가 지금보다 조금 느렸던 시절 그랬던 것처럼, 비록 전문 분야가 다르더라도 비슷한 관심을 가진 소수의 회원들이 모여서 밤새워 토론할 수 있는 기회를 되살려 보겠습니다.

사회학은 경계를 넘나드는 학문입니다. 새해에도 한국사회학회는 여러 경계를 넘나들려고 합니다. 첨단 분야를 연구하는 젊은 학자들이 수십 년간 다듬어온 선배 이론가들의 독해를 받아볼 기회가 없는 상황이 된 지 꽤 오래되었습니다. 세대와 분야의 경계를 넘나들겠습니다. 서울과 지방과 대학과 청년이 모두 서로 분리되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지방의 경계를 넘나들겠습니다. 인구 위기이자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위기의 시대이기도 한데, 모두 출산율만 바라보고 있습니다. 국경을 넘나들겠습니다. 한국의 문화예술이 세계적인 영향력을 끼치고 있습니다. 학문과 문화예술의 경계를 넘나들겠습니다.

2027년 세계사회학대회가 광주에서 개최됩니다. 한국 사회학 최초의 쾌거이자 또 한 번의 도약을 위한 계기가 될 것입니다. 지난 몇 년간 대회를 유치하고 준비를 위한 노고를 계속 해오신 역대 집행부에 감사드리며, 새해에도 변함없이 잘 준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협조하겠습니다.

새해에도 한국사회학회 회원님들의 애정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제 66대 한국사회학회장 장덕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