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학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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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지 Vol.57 No.3

1 경제적 불평등 인식 추이 및 원인 분석, 2016~2020

황선재

  

2023. 8.

불평등, 불평등 인식, 공정성, 주관적 불평등, 한국사회과학조사

본 연구는 한국 사회에서 불평등과 공정성에 대한 논쟁이 격화된 시기의 경제적 불평등 인식 추이 변화를 기록하고, 그 원인을 실증적으로 분석한다. 경제적 불평등 인식 결정요인 분석틀을 제시한 선행연구를 출발점으로 삼아 분석 시기와 자료, 방법론 등에서 다양한 확장을 시도했다. 첫째, 경제적 불평등 인식 추이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 사회의 경제적 불평등에 대한 인식 수준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지속적으로 악화하였으며, 그 이면에는 성, 연령, 지역에 걸쳐 차별적으로 이루어진 악화 양상 및 불평등과 높은 관련성을 갖는 객관적 거시경제지표의 변화가 자리했다. 이 중 20대 여성과 30대 남성의 악화 양상이 두드러졌으며, 거시경제지표 중에서는 순자산 지니계수와 실업률이 불평등 인식과 밀접한 연동성을 보여주었다. 둘째, 경제적 불평등 인식 결정요인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각 요인의 효과와 크기는 해당 기간 동안 지속되기도 하고 변화하기도 하면서 한국 사회의 보편성과 특수성을 동시에 보여주었다. 예를 들어, 개인·가구 수준에서 측정된 주관적 요인(예. 주관적 계층의식)과 사회·국가 수준에서 측정된 객관적 요인(예. 계층이동 가능성)의 효과는 꾸준한 지속성을 보였으나, 이데올로기, 미디어 노출, 연령 변수의 효과는 한국의 특수한 사회정치적 맥락을 반영한 유의미한 변화를 보여주었다. 한국 사회의 경제적 불평등 인식 추이와 결정요인의 효과 변화를 체계적으로 분석한 본 연구를 통해, 경제적 불평등 인식과 현실에 대한 보다 심도 있는 학술적·정책적 논의가 이어지길 기대한다.

2 욕은 ‘하류층’의 언어인가? : 한국 청소년의 가족배경, 거주지, 연령 및 젠더별 욕설의 사회적 맥락과 실천

정예은, 최성수

  

2023. 8.

욕설, 청소년, 부르디외, 언어자본, 또래문화

욕설은 ‘저급하고 배우지 못한’ 사회적․경제적 하위계층 집단의 언어로 흔히 인식되어 왔다. 특히 청소년기 욕설 사용은 교정과 계도의 대상이자 교육 부족으로 인해 발생하는 일탈적 행태로 간주된 경향이 있다. 본 연구는 한국의 청소년층에서 광범위하게 관찰되는 욕설 사용이 하위계층 집단에 귀속되는 문화인지 아니면 성장기를 거치며 전반적으로 나타나는 또래문화인지 질문한다. 이를 위해 청소년들의 욕설에 대한 이해와 사용 맥락, 그리고 실천이 사회경제적 여건(가족배경, 거주지역), 연령, 젠더에 따라 어떻게 다르게 혹은 다르지 않게 나타나는지 분석하였다. 전국 중·고등학생을 포괄하는 청소년 욕설실태조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크게 네 가지 주요한 양상이 나타났다. 첫째, 청소년들의 욕설 사용 시작 시기나 이해, 맥락, 사용 빈도에서 부모 학력과 직업으로 측정된 가족의 사회경제적 계층에 따른 유의미한 차이는 드러나지 않았다. 둘째, 서울 및 수도권 지역 거주 청소년들과 비교해 지방 소도시 및 도서 지역에 거주하는 청소년들은 욕설적 표현에 대한 용인 정도나 욕설 빈도에서 모두 낮은 양상을 보였다. 셋째, 연령이 높아지면서 성인기에 가까워질수록 욕설을 덜 사용하며 선별적 맥락에서만 사용하는 경향이 발견되었다. 넷째, 남성보다 여성 청소년들이 욕설 사용 빈도나 용인도 등이 모두 낮았으며 지역과 연령에 따른 차이 역시 젠더 간 다르게 나타났다. 이 결과는 한국 청소년들의 욕설이 계층화된 그리고 교정되어야 할 언어라기보다 청소년들이 전반적으로 공유하고 성인기를 향한 성장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또래문화임을 시사한다.

3 온라인 커뮤니티 활동이 신뢰반경에 미치는 양면적 효과

김경준

  

2023. 8.

신뢰반경, 온라인 커뮤니티, 사회적 신뢰, 조절된 매개효과, 절편-제약 회귀분석

본 논문은 온라인 커뮤니티 활동이 신뢰반경에 미치는 양면적 효과를 경험적으로 확인하고 커뮤니티의 익명성 수준에 따라 각 효과의 정도에 차이가 있는지 검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온라인 공간에서 오프라인과 같은 일반화된 협력이 발생하기도 하지만,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가 만연한 것 또한 관찰된다. 온라인 공간이 가진 양면적인 특성은 이용자에게도 양면적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온라인 커뮤니티는 오프라인에서 알지 못하는 낯선 타인과 접촉하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신뢰반경을 넓히는 효과와 좁히는 효과가 공존할 수 있다. 또한, 익명성 수준에 따라 해당 커뮤니티의 규범과 탈개인화 정도가 달라질 수 있어 커뮤니티 유형에 따라 양면적 효과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온라인 조사를 통해 수집된 1,104명의 온라인 커뮤니티 사용자를 대상으로 매개효과 분석과 조절된 매개효과 분석을 수행하였다. 분석 결과, 온라인 커뮤니티 활동은 온라인 커뮤니티 소속감을 높여 낯선 사람에 대한 사회적 거리감을 낮추게 되며, 그 결과 신뢰반경을 넓힌다. 또한, 온라인 커뮤니티 활동이 낯선 사람에 대한 사회적 거리감에 부정적 영향을 주어 신뢰반경을 좁히는 결과도 확인되었다. 조절된 매개효과 결과, 신뢰반경을 넓히는 간접효과는 회원제 커뮤니티에서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요약하자면, 회원제 커뮤니티는 양면적 효과가 상쇄되지만, 비회원제 커뮤니티에서는 부정적 효과가 더 크다. 본 연구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이뤄지는 일탈 현상을 억제하고 공동체로써의 역할을 촉진하기 위한 요인에 관해 확인하였다는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