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학회는
사회학의 학문적 발전과 교류의 장을 열어갑니다.

학회지 Vol.59 No.2

1 질적 연구는 어떻게 사회과학적 가치를 확보하는가?

이지원

  

2025. 06.

질적 연구, 사회과학방법론, 신뢰성, 외적 타당성, 이론화, 미국 사회학

한국 사회학의 방법론 논의는 질적 연구가 사례의 총체적 이해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에 사회과학적 가치를 가진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하지만 그 발견의 내적 타당성을 어떻게 확인할 수 있는지에 관한 신뢰성 문제와 그 발견을 다른 사례의 타당한 설명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에 관한 외적 타당성 문제는 심도 있게 논의되지 못했다. 본 논문은 이 쟁점을 분화시켜 논의한 근래 미국 질적 연구방법론 논쟁을 검토하고, 이를 통해 한국에서의 방법론 논의를 보강하고 진일보한 후속 토론을 촉진하고자 한다. 미국 사회학계에서는 질적 연구의 신뢰성이 재현이 아니라 양질의 질적 연구를 규정하는 기준의 정립과 활용을 통한 글의 설득력 향상 또는 원자료 공개를 통한 재분석 허용으로 획득될 수 있다고 논의되었다. 또한 외적 타당성은 기존 이론에서 예상된 경험적 발견의 통계적 일반화가능성을 추구하기 보다는, 예상하지 못한 발견을 새롭게 이론화하여 다른 사례를 타당하게 해석할 가능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확보될 수 있다고 주장되었다. 단, 절충적으로나마 질적 연구 결과의 일반화가능성을 증진하기 위한 여러 제안도 제시되었는데, 본 연구는 이들도 소개하되 이런 접근이 질적 연구의 강점인 이론화의 유연성을 제약할 수 있다는 평가를 덧붙였다. 이상의 논의에 기대어 본 논문은 질적 연구의 사회과학적 가치가 해당 연구가 사례의 총체적인 이해에 가지는 중요성만이 아니라 신뢰성과 외적 타당성에근거해 주장되거나 평가될 수 있고, 이 경우 재현가능성과 일반화가능성보다는 질적 연구자가 선택한 독자 설득과 이론화 전략의 적절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2 진보정당의 계급적 지지 기반 분석, 2003~2023

유형근

  

2025. 06.

진보정당, 지지 기반, 계급, 노동조합, 노조 효과, 한국종합사회조사

본 연구는 한국 진보정당의 계급적 지지 기반을 분석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한국의 진보정당운동은 민주노동당 창당 이후 노동운동과의 조직적 연계를 통해 원내 진출에 성공했으나, 이후 지속적인 내부 갈등과 분열을 겪으며 현재 몰락의 위기에 처해 있다. 본 연구는 진보정당의 사회적 기반, 특히 계급적 지지 기반이 존재했는지, 그리고 그것이 언제, 어떻게 약화했는지 실증적으로 분석한다. 이를 위하여 한국종합사회조사 2003~2023년 누적 데이터를 활용하여 계급적 지지 기반의 실체와 그 변화를 미시적 수준에서 규명하였다. 분석 방법으로는 이항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적용하였으며, 계급 구분을 위해 기존 연구에서 활용된 단순한 소득 및 직업 변수를 대체하는 세분화된 계급 분류 도식을 채택하였다. 이를 통해 노동자계급과 중간계급 내의 다양한 하위 집단을 명확히 구분하고, 이들의 진보정당 지지 확률을 비교하였다. 분석 결과, 2000년대 초중반 진보정당 지지는 생산직 노동자, 사무원, 사회문화전문가 계급에 상대적으로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2010년대 이후 계급별 지지 확률의 차이가 빠르게 축소되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노조 효과의 감소가 진보정당의 지지 기반 축소에 영향을 미친것으로 분석되었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는 최근 진보정당의 위기를 가시화한 선거 결과는 2010년대 초반부터 나타난 계급적 지지 기반 붕괴의 최종적 결과물로 평가한다.

3 게시글의 높은 추천 수는 커뮤니티 내 여론을 의미하는가?

문기홍

  

2025. 06.

온라인 커뮤니티, 추천 투표, 참여 다양성, 공론장,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게시글이나 댓글에 대한 추천·비추천 투표 체계는 사용자 다수의 판단을 가시화 하는 핵심적인 여론 형성 메커니즘이다. 그러나 많은 추천을 받은 게시글이 과연 커뮤니티 내 다양한 사용자 집단의 의견을 포괄적으로 대변하는지에 대해서는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 이 연구는 온라인 커뮤니티 댓글을 통해 논의에 참여하는 사용자 집단의 다양성과 게시글의 추천 수 사이의 관계에 주목함으로써, 다양한 사용자 집단의 균등하고 풍부한 참여가 커뮤니티 내 주요 의제 형성에 미치는 영향을 체계적으로 탐색하였다. 이를 위해 한국의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FMkorea)’의 유머 게시판에 작성된 게시글과 댓글을 자연어 처리(Natural Language Processing)를 활용하여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작성된 댓글을 기반으로 주요 관심 분야 및 커뮤니티 내 영향력의 측면에서 서로 구분되는 6개의 정체성 집단을 식별하였다. 또한 각 사용자 집단이 하나의 게시글 내에서 균등하게 논의에 참가하거나 특정 집단의 견해가 배척되지 않을수록, 그리고 댓글 간 상호작용을 통해 이루어지는 논쟁을주도할수록 해당 게시글의 추천 투표수가 증가하였다. 균등한 논의 참가가 추천 투표수에 미치는 효과는 비적대적인 정치 참여 주제에서만 유의미한 반면, 다양한 집단의 견해가 균등하게 존중 받거나 논쟁을 주도하는 경우에는 논의 주제와 상관없이 추천 투표수가 증가하였다.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온라인 커뮤니티의 추천 체계가 커뮤니티 내 포괄적 여론 형성에 영향과 공론장으로서 온라인 커뮤니티가 갖는 잠재력 및 한계에 대해 논의하였다.

4 Quo Vadis Science, Technology, and Society?

Kim Kyong-Dong

  

2025. 06.

Quo Vadis Science, Technology, and Society?

Today, the entire humanity is wandering about lost in a hitherto unexperienced wonder world created by the contemporary version of the Grand Transformation of human history, struggling to get out of the swiftly swirling stream of change of unprecedentedly rapid and complex nature. In the heart of all these changes lie science and technology, affecting the wide range of social life at present and most likely, in the future, too. This rather gloomy view is intended to give a tip-off to ourselves as to the enormously serious challenges we are facing now and will be tomorrow. In view of the main subject of this 22nd SCA Convention, “Science for Sustainability, Resilience, and Human Well-being,” therefore, my plenary presentation will start, first, with a summary review of the current changes in human existence in the ecological and societal spheres, caused largely by innovations in the field of science and technology, followed by brief sociological reflections upon how we could understand and interpret the meaning and nature of such phenomena. Secondly, I will attempt to solicit some useful guidelines available to us to meet the challenges posed by such enormous changes and ensuing problems, from the traditional sources of wisdom from East Asian

5 ‘역사-사회’ 속 한국 예술계 읽기

전상인

  

2025. 06.

‘역사-사회’ 속 한국 예술계 읽기

이 책은 우리나라 근대 예술계의 등장과 발전, 그리고 이와 연관된 주요 쟁점들을 분석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질문의 초점은 1) 한국에서 예술이 어떻게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사회영역으로 성립되었나 2) 예술 영역에서 예술가와 후원자, 국가와 매개자, 수용자는 각각 어떤 역할을 했으며 이들 사이의 관계는 어떻게 진화하였나 3) 이렇게 만들어진 예술 영역은 어떤 제도적 기반과 구조적 특성을 지니게 되었나 하는 것에 맞춰지고 있다. 이를 통해 저자는 궁극적으로 한국 문화예술 분야의 보편성과 특수성을 규명하고자 한다. 한국의 문화예술 발전을 연구한 저작이 지금까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대부분은 분야별 혹은 통합적 역사 ‘서술’ 중심이었다. 그리고 이 작업에는 예술가 개인 혹은 예술 관련 조직이 나선 경우가 많았다. 이에 비해 이 책은 비교적 외부적 시선으로 우리나라 문화예술 분야의 과거와 현재를 체계적으로 ‘분석’했다는 점에 의미가 크다. 바로 이 점에서 예술사회학 전공자 한준 교수의 역량이 유감없이 발휘된다. 물론 여기에는 개인적으로 ‘문화자본’이 풍부한 저자 특유의 강점도 구석구석 녹아들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