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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지 Vol.58 No.4

1 종교는 평화인가, 갈등인가?: 종교 스키마 국제 비교 연구

정규현, 김지혜

  

2024. 11.

종교 스키마, 문화와 인지, 종교성, 종교 갈등, 취약 국가 지수, 국제사회조사프로그램 (ISSP)

한국을 포함한 세계 곳곳에서 종교 갈등과 분쟁이 지속되고 있는 한편, 종교는 사회를 치유하고 평화를 건설하는 역할을 해나가기도 한다. 본 연구는 이러한 종교의 사회적 역할과 기능을 바탕으로 개인이 종교에 대해 갖는 고유한 인식을 ‘종교 스키마(religious schema)’로 개념화하였다. 그리고 이를 결정짓는 개인-국가 수준 요인들로 개인의 능동적이고 주도적인 종교성(종교 의례 참여도와 종교적 자기 묘사), 그리고 국가 취약성과의 연관성을 살펴보았다. 구체적으로 개인-국가 2수준 다항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통해 2018년 국제사회조사프로그램의 45개국 55,148명의 표본 데이터를 분석하여, 개인이 종교를 갈등 요인으로 바라보는지(religion as conflict), 아니면 평화의 도구로 인식하는지(religion as peace), 혹은 중립적 입장을 취하는지에(neutral) 대한 개인-국가 수준 간 상호작용 효과를 검정하였다. 그 결과 사회경제적으로 안정적이고 세속화된 국가에서 종교성이 높은 이들이 평화 스키마를, 종교성이 낮은 이들이 갈등 스키마를 취하여, 개인의 종교성에 따른 스키마 차이가 분명하게 존재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반대로, 생존이 위협받는 등 각종 여건이 취약한 국가에서는 개인 종교성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미미하나, 불안정한 상황을 이겨내기 위한 구심점으로서 종교를 평화로 바라보는 경향이 사회 전반에 보다 널리 퍼져있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본 연구의 결과는 서로 다른 사회적 환경에 속한 구성원들의 종교에 관한 저변 인식이 종교 갈등과 분쟁의 촉발과 양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측면에서 시사점을 제공한다. 나아가 향후 종교 갈등과 평화 연구, 종교와 도덕적 질서 및 가치 연구 등에 다양한 적용 가능성을 함께 논의한다.

2 노동조합의 사회적 대화 정치의 성공을 위한 행위론적 조건: 영향논리와 성원논리의 괴리 극복을 중심으로

박명준

  

2024. 11.

정치적 행위자로서 노동조합, 사회적 대화 정치, 사회협약, 코포라티즘, 영향논리, 성원논리 * 한국노동연구원

현대사회에서 사회적 대화는 노동조합 등 이익단체가 주요한 행위자로 참여하는 정치적 행위이다. 본 연구에서는 정치적 행위자로서 노동조합에 초점을 두고 그것을 노동조합의 사회적 대화 정치라고 칭하며, 그에 필요한 행위론적 조건을 탐색한다. 기존의 이론에서는 코포라티즘에 참여하는 핵심 행위자인 노동조합 등 이익단체의 행위적 차원의 조건에 주목하여, ‘영향논리’와 ‘성원논리’의 균형을 강조한 바 있으며, 이는 행위론적 차원의 이론화의 중요한 단초를 제공한다. 사회적 대화 기구에의 참여나 사회협약의 체결이 일종의 ‘영향논리’를 확장시키려는 시도들이라면, 노동조합의 사회적 대화 정치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성원논리’의 측면에서 적정한 정당성 기제를 마련해야 한다. 양자의 상호작용이 원활치 않아 두 논리 간에 괴리가 발생하면, 이는 사회적 대화 정치의 성공과 지속을 이루지 못하는 결과로 나아갈 수 있다. 상대적으로 덜 발전된(less developed), 특히 신흥 민주주의(new democracy) 사회에서 노동조합이 사회적 대화 정치에 참여할 경우, 구조적 조건은 물론이고 그러한 행위적 자원과 조건을 갖추기는 쉽지 않다. 이 연구는 관련 사례들에 대한 분석을 통해 해당 이론의 적실성을 논구하고 이론적 심화를 추구한다. 한국의 경험, 특히 한국 사회적 대화정치의 결정적 국면들이라고 할 수 있는 시기의 민주노총의 행위선택에 초점을 두고, 거기에 나타난 ‘사회적 대화 정치’의 실패 경험들을 다루었다. 체계적인 분석을 위하여 영향논리적 측면은 최대한 통제를 하면서, (i)전략적 내부상호작용, (ii)극복담론의 형성, 그리고 (iii)제도적 기제의 활용 등 세 측면을 성원논리의 구성요소로 설정하여 일관되게 살펴보고자 했다. 해당 사례들은 공히 조직 내부의 의사소통에 있어서 전략적 신중함과 그 정당성을 끌어 내기 위한 별도의 내부정치적 소통기제의 작동을 특별히 요하는 것들이었으나, 지도부와 내부 비판자들과의 상호작용에서는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였는데, 이는 영향논리와 성원논리의 괴리를 극복하지 못한 것으로 해석가능하다. 다만, 해당 사례들이 시간을 두고 일정하게 진화의 양상을 보였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고, 이는 향후 행위론적 제약의 극복 가능성도 암시하는 것이다.

3 특집논문: 인공지능의 발전과 국가, 시장, 시민사회

임동균

  

2024. 11.

인공지능, 사회적 힘, 국가, 시장, 시민사회

이 논문은 인공지능 기술의 급격한 발전이 가지는 사회적 함의에 대해 논의한다. 사회학은 사회가 국가, 시장, 시민사회라는 세 가지 비교적 독립적인 영역으로 구성되며, 각 영역은 서로 다른 질적 속성 과 힘에 기초한다고 본다. 본 논문은 인공지능이 급격하게 발전함에 따라 향후 독립적인 네 번째 섹터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으며, 알고리즘의 힘과 지능이라는 독특한 속성을 통해 기존의 세 섹터와 구분되는 영역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주장한다. 또한, 데이터와 알고리즘에 기초한 인공지능의 힘이 이데올로기적 지형의 구조, 국가의 정책이 수립되는 과정, 인간이 자신을 이해하는 방식, 시민사회의 지력 등 여러 방면에 걸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대해 전망한다. 이 논문은 이러한 변화의 가능성을 비판적으로 고찰하며, 인공지능이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을 전망하고 이해하기 위한 개념적 틀과 비판적 관심의 초점을 제시한다.

4 특집논문: 질적연구는 인공지능으로 인해 진보할 것인가?: 계산사회과학과 질적연구의 관계에 대한 소고

전준

  

2024. 11.

계산사회과학, 인공지능, 질적연구방법, 혼합연구방법

다양한 의미의 인공지능이 일상생활에 깊이 침투하고 있는 가운데, 대중적으로 널리 상용화된 인공지능 모델을 활용한 사회과학의 변화 또한 급격한 속도로 이행되고 있다. 계산사회과학은 사회의 다양한 영역에 대한 대규모 데이터를 활용한 연구를 통해 사회과학의 저변에 급속도로 스며들고 있다. 그렇다면 사회학의 질적연구는 계산사회과학과 어떤 관계를 맺게 될 것인가? 본고는 질적연구와 계산사회과학의 이질성을 검토하고, 더 나아가 이러한 이질성에도 불구하고 두 방법론이 상호 건설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지 그 가능성 또한 검토하고자 한다. 질적연구와 계산사회과학은 데이터와 이론 사이의 관계, 연구대상의 구축과 구획의 문제, 그리고 일반화를 비롯한 인식론의 영역에 걸쳐 상이한 관점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같은 주제에 대한 서로 다른 연구를 수행한다고 하였을 때, 두 연구의 기계적 병치가 더 나은 사회과학을 의미할 것이라고 상정하긴 어렵다. 또한 계산사회과학적 도구가 질적연구의 일반화 가능성에 대한 약점들을 극복시켜 준다는 관점 또한 질적연구자들의 인식론적 관심이 애초에 일반화라고 단순화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수용하기 어렵다. 질적연구자들의 비판적 관점이 계산사회과학의 시대에도 여전히 유용하다는 논의들은 그러한 비판적 관점이 질적연구자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점에서 오히려 방어적인 태도로 보인다. 대신, 본고는 미래의 사회과학에서의 질적연구와 계산사회과학은 ‘평화로운 지적인 분업’ 관계를 넘어, 공생적이고 협동적인 데이터 거버넌스를 바탕으로 한 협력, 더 나아가 방법론적인 혼합을 추구하고 개척해야 함을 주장한다.

5 특집논문: 거대언어모델을 활용한 생성형 행위자 기반 모형

이병규

  

2024. 11.

거대언어모델, 생성형 인공지능, 행위자 기반 모형, 사회이론, 격리 모형

행위자 기반 모형(agent based model; ABM)은 행위자들 간의 미시적 상호작용으로부터 혁신의 확산, 집합 행동의 역학, 정치적 양극화의 형성과 같은 거시적 사회 구조의 창발이 발생하는 과정을 보여 주는 주요 연구 도구로 널리 활용되어 왔다. 하지만, 행위자들의 행동 규칙과 사회 환경 구성에 대한 제한된 연역적인 가정이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현실세계에 대한 적합성의 문제가 제기되어 왔다. 이에, 거대언어모델(large language model)의 인간 행동과 사고의 모방 능력을 바탕으로, 귀납적인 방식으로 보다 현실적인 가상 실험 세계를 구축하고자 하는 연구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 논문은 거대언어모델을 활용한 생성형 행위자 모형(generative ABM)을 통한 사회 이론의 검증의 가능성과 한계를 검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쉘링의 인종 격리 모형을 예로 들어, LLM을 활용한 ABM과 연역적으로 설계된 전통적인 ABM을 비교 분석한다. 기본적인 규칙 기반 행동에서부터 개인화된 인간과 유사한 의사결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수준의 행동 복잡성을 나타내는 세 가지 서로 다른 유형의 LLM 행위자--단순 LLM 행위자, 집단 LLM 행위자, 개인 LLM 행위자--를 기반으로 한 ABM 접근 방식들을 소개하고, 이러한 접근 방식들이 어떻게 연역적이고 추상적인 ABM 모형과 귀납적이고 현실적인 ABM 모형 사이의 간극을 메울 수 있는지 논의한다. 마지막으로 거대언어모델과 행위자 기반 모형의 통합을 통한 생성형 행위자 기반 모형의 발전 방안에 있어서 향후 연구 과제를 제안한다.

6 특집논문: 사회학적 탐색을 위한 알고리즘의 해부학

김해솔, 신은경

  

2024. 11.

알고리즘, 알고리즘 해석, 머신러닝(ML), 빅데이터, 사회과학 방법론

디지털 데이터의 증가와 인공지능의 발전은 데이터의 본질뿐만 아니라 사회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방식에도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기계 학습은 전통적인 통계 분석에 기반한 전통적 사회학적 접근과 중요한 차이를 가진다. 기계학습은 정밀화를 추구하고, 사회학은 일반화를 지향한다. 데이터에 최적화된 알고리즘이 사회학자에게 사회 메커니즘에 대한 즉각적인 설명을 제공하지 않지만, 훈련된 알고리즘의 해부학은 사회 메커니즘을 드러내는 새로운 방법으로 활용될 수 있다. 본 연구는 통계 분석과 머신러닝 기반 분석 패러다임의 접합 지대를 탐색하고자 한다. 사회학의 일반화는 특정 경계를 전제로 한다. 사회학의 주요 관심사는 단일 알고리즘이 개인의 행동을 예측하는 것에 있지 않다. 사회학적 탐색을 위한 머신러닝은 어떻게 다른 사회 그룹에 따라 예측 설명력을 가지는 지표가 다르게 작용하는지를 해부하는 것에 있다. 최종 알고리즘이 높은 정확도로 종속 변수를 예측하더라도, 사회학의 초점은 각 설명 변수가 다양한 사회집단에 대해 어떻게 다르게 작용하는가를 조망한다. 단순히 높은 예측 정확도를 확보하는 것을 넘어서, 핵심적인 설명 변수의 기여도가 다른 사회 집단 간에 어떻게 상이하게 작용하는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거시적 수준에서 훈련된 알고리즘에 사용된 설명 변수가 다양한 사회 그룹들에 따라 어떻게 다르게 기여하는지를 심층적으로 밝혀냄으로써, 우리는 역설적으로 숨겨진 사회 구조의 실질적 작동기제를 포착할 수 있다.

7 위계적 집단주의에서 협력적 개인주의로

서찬석

  

2024. 11.

서평

서평

8 특집논문소개2; 사회과학과 인공지능의 시대

조원광 ․ 박천웅

  

2024. 11.

특집논문소재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