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학회는
사회학의 학문적 발전과 교류의 장을 열어갑니다.

학회지 Vol.58 No.3

1 가족배경이 학업성취도 우위로 이어지는 이질적 과정들: 학교급과 과목에 따른 차이에 대한 분위회귀적 접근

고원태, 최성수

  

2024. 08.

가족배경, 과목, 학교급, 학업성취도, 무조건분위회귀모형

가족배경에 따른 성취도 격차는 때로는 자녀 성취도의 불리함을 보완하는 형태로, 때로는 이미 가진 유리함을 강화하는 형태로 나타난다. 그러나 성취도 수준에 따른 가족배경 격차가 이렇게 이질적으로 나타나는 양상이 자녀의 생애 단계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 그리고 상이한 기량에 기반을 둔 과목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었다. 우리는 한국의 2003~2014년 기간 동안 수집된 대규모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학생 표본과 무조건분위회귀 모형을 이용한 분석을 통해 다음과 같은 세 가지 결과를 보고한다. 첫째, 국어 성취도의 가족배경 격차는 어린 시기에 보완적 우위가 두드러지는 형태로 나타나며 문화자본과 사회자본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고등학교로 갈수록 이런 양상은 약화된다. 둘째, 수학 성취도에서는 어린 시기 이질적 양상이 나타나지 않지만, 학교급이 올라갈수록 강화적 우위의 양상이 강화되며 여기에는 사교육이 중요한 통로 역할을 한다. 셋째, 학업성취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은 중학교 시기에는 국어와 수학 모두 중간 성취 학생들 사이에서 경쟁이 가장 심하고 가족배경에 따른 불평등도 가장 크게 나타난다. 이 결과가 가지는 학술적, 정책적 함의를 논한다

2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페이션시”: 알코올중독과 회복 체험의 연결망에서 발견된 고통과 삶

김종훈

  

2024. 08.

알코올중독, 페이션시, 고통, AA, 행위, 감수, 회복

이 연구는 페이션시의 관점을 중심으로 알코올중독자의 체험 세계와 그들이 AA라는 자조모임을 통해 회복에 이르는 과정에서 형성하는 여러 형태의 연결들을 심층적으로 탐구하려는 한 시도다. 연구를 위해, AA 모임에서 회복중인 알코올중독자 K와 H를 만나 그들의 삶의 궤적을 청취하고, 고통과 수동적 감수의 경험을 톺아보며 체험의 연결망을 좇았다. 그 결과, 알코올중독과 회복의 체험에서 페이션시는 다양한 양태로 발현되었음을 발견했다. 그 양태는 각각 <페이션시-에이전시 교대>, <페이션시의 고착>, <페이션시의 교착>, <감수자-어셈블리지와의 연결>, <페이션시-어셈블리지의 지속>으로 명명될 수 있다. K와 H는 삶의 고통을 감수하는 한편 문제의 해결을 위해 그들의 행위능력을 부단히 발휘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페이션시와 에이전시는 동시에 작동했지만, 에이전시의 거듭된 좌절로부터 알코올중독의 겪음이 시작되었다. 술의 에이전시와 신체의 페이션시가 결합된, 페이션시가 고착화되는 과정으로서 알코올중독이 수년 동안 지속되었고, K와 H의 삶에 고통을 자아낸 계기와 무관하지 않은 사건들에 휘말리면서 신체적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들은 그들을 죽음으로 이끄는 통증을 겪으면서도 음주를 멈출 수 없는 페이션시의 자멸적 교착상태에 처했다. 그런데 K와 H는 그들의 몸이 고통을 감당할 수 있는 한계에 이르렀을 때 비로소 삶을 욕망했고, AA라는 감수자-어셈블리지와 연결되었다. 그 안에서 K와 H는 또 다른 감수자들이 지닌 삶의 힘에 전염되는 한편, 모임에 매일 참여해야 하고, 각자의 삶에 배태된 고통을 자기 잘못으로 재해석하는 등, 고통을 ‘다른 방식으로 감수’함으로써 페이션시의 지속을 경험했다. 이러한 페이션시의 지속은 감수자들이 서로의 고통을 인정할 뿐만 아니라, 다른 감수자의 고통을 전유함으로써 함께 겪고, 함께 무너지고, 함께 파괴되는 연대를 통해 페이션시-어셈블리지를 형성함으로써 가능했다. 이러한 발견은 페이션시 개념의 확장 가능성을 내포하며, 행위에 관한 사회학적 탐구의 감수자적 전환을 요청한다

3 한국사회는 돌봄의 가치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가: 2013~2023년의 언론기사를 중심으로

송민이, 강정한

  

2024. 08.

돌봄, 돌봄노동, 돌봄윤리, 텍스트마이닝, 구조적토픽모형

이 연구는 국가의 물질적 지원책이 돌봄위기의 근본적 해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돌봄의 가치를 제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이 연구에서는 돌봄에 대한 한국사회의 암묵적 가치 판단의 문제점을 언론사의 의제설정을 통해 평가해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돌봄의 이론적 평가 요소를 윤리적 관점과 사회구조적 관점으로 나누어 도출하고, 이러한 요소를 기준으로 최근 10년간의 한국사회에서는 어떤 돌봄 요소에 대해 이야기를 해왔고 돌봄의 어떠한 가치를 간과하고 있는지 평가하였다. 우선 윤리적 관점에서는 돌봄 가치의 보편성, 사회적 책임성, 돌봄의 도구화라는 세 가지 윤리적 평가요소를 도출하였고, 사회구조적 관점에서는 돌봄의 여성화를 통한 돌봄노동의 평가절하라는 구조적 평가요소를 도출하였다. 분석을 위해서 2013년부터 2023년 6월까지 주요 5대 일간지의 돌봄 관련 기사 18,313건을 수집하여 구조적 토픽모형(Structural Topic Model: 이하 STM)을 실시하였으며, 최근 10년간 돌봄에 대한 의제는 (1) 지역사회 주거개선, (2) 선거공약, (3) 의료서비스, (4) 학대사건, (5) 코로나19, (6) 재정지원정책, (7) 돌봄공백과 교육 정책, (8) 여성의 돌봄부담, (9) 노인 및 장애인 복지서비스, (10) 여성 관련 문학, (11) 디지털 기술로 도출되었다. 돌봄 가치의 사회적 책임성(5, 7번)을 담고 있는 의제들도 있으나, 돌봄을 도구화하는 한계(1, 2, 6, 11번)도 보였다. 돌봄의 여성화라는 구조적 문제(8번)를 언론사의 정치성향과 상관없이 의제화하고 있으나, 경제활동을 하는 여성의 돌봄위기에만 집중하거나(8번), 돌봄노동자의 권리를 간과(7번)하는 돌봄노동의 평가절하도 발견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한국사회의 돌봄 가치 제고를 위해 적극적으로 사회구조적 관점에서 돌봄의 윤리적 가치에 대해 논의할 필요성을 강조한다

4 이태원 참사 159번째 희생자의 자살에 대한 사회학적 심리부검: 재난참사 피해자의 재희생자화를 중심으로

김치홍, 김명희

  

2024. 08.

이태원 참사, 참사 후 자살, 생존자 죄책감, 피해자의 재희생자화, 인권에 기반한 재난 접근, 재난참사 피해자학, 사회학적 심리부검

이 연구는 이태원 참사 159번째 희생자의 자살 과정을 재난 참사 피해자학의 관점에서 검토하고자 하였다. 참사 이후의 고통에 대한 의료화된 접근 방식은 개인적 질환이나 증상에 초점을 두어 재난참사 피해자가 위치한 사회적 조건과 인권침해 경험을 간과한다는 한계를 보인다. 그 결과 이태원 참사 159번째 희생자의 자살은 심리치료를 받지 않아 초래된 개인의 책임으로 왜곡되고 폄하되었다. 따라서 이 연구는 ‘참사 후 자살자’를 재난참사 피해자의 한 유형으로 새롭게 의제화하고, 질적 사례연구방법에 기반해 159번째 희생자의 서사와 자살 과정을 복원해 보이고자 하였다. 이 연구의 결과는 첫째, DSM-5에 이르러 PTSD의 한 증상군으로 편입된 생존자 죄책감은 관계적이고, 도덕적이며, 인지적인 차원을 갖는 사회적 고통의 한 형태임을 드러내 보여준다. 둘째, 159번째 희생자의 자살은 사건의 진실에 대한 국가의 조직적 부인과 피해자를 향한 사회적 낙인에 의해 생존자 죄책감이 가중된 결과이며, 중층적이고 복합적인 인권침해 과정의 결과다. 결론적으로 159번째 희생자의 자살의 발생과정은 재난참사 피해자의 ‘재희생자화’가 진행되는 메커니즘과 루트를 보여주면서, 인권에 기반한 재난 접근의 당위성과 타당성을 입증하고 있다.

5 독점화된 지방정치에서 벗어나기 기초의회의원 선거의 제도적 대안을 중심으로

김주호, 김민재

  

2024. 08.

지방정치, 기초의회의원 선거, 중선거구제, 비례대표제, 지방정당

이 연구의 목적은 기초의회를 중심으로 독점화된 지방정치를 문제화하고 선거제도와의 연관 속에서 그 원인과 대안을 살피는 데 있다. 한국의 지방정치에서 다양성과 경쟁의 부재는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기초의회의 경우 2006년 중선거구제와 비례대표제의 도입에도 불구하고 거의 대부분 한두 정당에 의해 독점되어 있다. 이 연구는 무엇보다도 거대 정당에 유리한 지역구 위주의 선거제도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과도하게 높은 지역구 의석 비율, 상당히 적은 비례의석수, 2·3인 선거구 중심의 중선거구제 등은 지방자치의 취지에 역행하고 거대 양당의 압도적 지배와 소수정당의 배제를 야기하는 제도적 요인이다. 이 연구는 지방정치의 다양성 강화를 위해 지역구 위주에서 벗어나 비례의석 확대, 연동형 또는 완전 비례대표제 도입 등을 통한 비례대표제 강화를 제도적 대안으로 제시한다. 동시에 이러한 변화가 실질적 효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전국정당에게 배타적으로 주어진 후보자 추천권이 더 많은 정치세력에게 확대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전국정당 위주에서 벗어나려는 다양한 대안적 시도들을 비교 제시한다.

6 특집논문: 거대언어모델을 활용한 설문조사의 현재와 한계

김란우

  

2024. 08.

거대언어모델, 생성형 인공지능, 설문조사, 구조와 개인, 제한적 보편성

사회과학자들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거대언어모델을 연구에 활용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여러 시도들 중 하나는 거대언어모델을 활용하여 설문조사를 실시하는 것이다. 인구사회학적 변수에 따라 사람들의 응답이 변하는 점에 착안하여, 거대언어모델에게 특정 인구사회학적 조건을 페르소나로 부여하고 이에 대한 응답을 수집하여 분석하는 방식이다. 본 글은 이와 같은 방법론의 현재 발전 방향을 파악하고, 사회학의 개념적 틀에서 총 세 가지 근원적 한계점이 있음을 지적한다. 첫째, 구조 속에서 일어나는 개인의 행위를 해석할 때 구조의 영향력을 과대평가 할 수 있다. 둘째, 사회적 사실이 특정 사회에 제한적으로 보편적이라는 특성을 반영하기 힘들다. 셋째, 우리가 사용하는 거대언어모델은 사회 규범과 합치하도록 이미 내부 검열을 마친 상태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 사회적 산물이며, 따라서 실제 여론을 반영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거대언어모델을 활용하여 기존의 설문조사를 재생산하려는 시도보다 거대언어모델이 바꿔나갈 앞으로의 사회의 모습을 연구하는 방향 혹은 창의적으로 설문조사를 재설계하는 방향을 제안한다.

7 특집논문: 임베딩 벡터를 통해 우리 사회의 구조를 분석하기

박재혁

  

2024. 08.

임베딩, 사회과학, 계산사회과학, 데이터과학, 해석가능한 인공지능

최근 워드 임베딩 모델을 포함한 다양한 언어모델의 등장으로, 사회과학 분야에서도 이러한 기술을 활용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들 인공지능 모델은 대규모의 웹 데이터를 학습하여, 단어, 문장, 이미지 등 다양한 정보 단위를 다차원 벡터 공간에 의미 관계를 바탕으로 표현한다. 나아가, 각 개념 간의 연관성을 벡터 연산을 통해 모델링하며, 이를 활용해 사용자의 질문이나 문제를 확률적으로 해결한다. 이렇게 볼 때, 벡터 공간 분석을 통해 우리 사회에서 통용되는 개념들의 상호작용과 구조를 파악하는 것은, 언어모델이 이해한 우리 사회의 구조도나 지형도를 이해하는 과정에 비유할 수 있다. 본 연구는 인공지능 기반의 언어모델, 특히 임베딩 기법이 사회과학 연구에서 어떠한 의미를 가지며,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개념들의 구조적 이해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검토한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연구 사례를 분석하여, 임베딩 방법론이 사회과학적 문제 해결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를 탐구한다.

8 특집논문: 대형언어모델의 사회과학적 활용 - 텍스트 측정을 위한 가능성과 보완점

김태균

  

2024. 08.

대형언어모델, 생성형 인공지능, 데이터로서의 텍스트, 계산사회과학

대규모 데이터와 기계 학습은 경험적 사회과학 연구를 위한 텍스트 분석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해오고 있다. 본 논문은 대형언어모델(large language model)이 사회과학적 텍스트 분석에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과 보완점을 논의함으로써,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rtificial intelligence)이 사회과학 연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넓은 담론에 기여하고자 한다. 특히 본 논문에서는 텍스트 분류(classification)와 스케일링(scaling)을 위해 대형언어모델이 얼마나 기존의 접근들을 보완 또는 대체할 수 있는지에 대한 최신의 다학제적인 논의를 검토하고, 텍스트 측정의 도구로서 대형언어모델의 가능성을 체계적으로 평가하기 위한 몇 가지 제언을 제공한다.

9 특집논문: 알고리즘 공정성의 실제와 사회과학의 역할

손윤규

  

2024. 08.

알고리즘 공정성, 인공지능, 알고리즘 기반 의사결정, 사회후생, 동일성, 사전 조정, 모형 조정, 사후 조정

인공지능 기술의 급격한 발전에 따라 알고리즘의 사회 적용이 일반화되면서, 규범적 가치, 특히 공정성 기준을 어떻게 자동화된 의사결정 구조에 반영할지가 인공지능 거버넌스의 중요한 의제로 부상하고 있다. 이 논문의 일차적 목표는 알고리즘 공정성에 대한 피상적인 논의에서 벗어나, 해당 주제의 주요 개념과 근본 문제를 소개하고, 기초적인 통계 지식으로 이해 가능한 사례를 제시하는 것이다. 알고리즘 사회 적용 파이프라인의 구조, 공정성 개념의 종류와 이들의 관계, 규범적 기준을 자동화된 의사결정에 반영하는 방법을 다루고, 이를 통해 시대적 요구에 발맞춘 진전된 논의를 도모한다. 나아가, 사회과학이 개척해야 할 연구 영역과 발전 방향은 무엇이 될 수 있는지 알아보고, 앞으로의 사회과학은 기존의 회고적 학문에서 실천적 학문으로 나아가야 함을 주장한다.

10 특집논문: 셀프-어텐션(Self-Attention)을 활용한 집단 감정 서사 연구의 가능성

조원광

  

2024. 08.

인공지능, 감정 분석, 셀프-어텐션, 트랜스포머, 과제 기반 연결

인공 지능 기반 감정 분석은 집합적 감정 분석에 유용하다. 하지만 이제까지의 분석은 주로 데이터를 잘 알려진 몇 가지 감정으로 분류하는 것에 머물렀다. 감정을 둘러싼 이론적 논쟁을 참고하면 이는 감정 분석의 가능성을 제한하는 일이다. 이 글에서는 이런 한계를 넘어서 감정 서사를 포착하는 인공 지능 기반 감정 분석의 가능성을 검토한다. 그 가능성의 핵심에는 셀프-어텐션(self-attention)이 있다. 셀프-어텐션은 트랜스포머 아키텍쳐의 핵심 기술인데, 데이터에서 토큰들 사이의 연결과 의존을 보다 다양하게 포착한다. 그것이 구조 동일성 기반 연결이 아니라 과제 기반 연결에 주목하기 때문이다. 셀프-어텐션에 기반한 다양한 모델을 통해 우리는 감정 서사를 좀 더 정교하게 탐색하는 다양한 전략을 고안할 수 있다. 이 글에서는 자동 문서 생성 인공 지능과 가려진 단어 예측 인공 지능을 활용한 두 가지 전략을 제안한다. 나아가 코로나19 관련 데이터를 활용하여, 자동 문서 생성을 통해 특정 데이터에 존재하는 주된 감정 서사를 재현하는 접근의 예시를 제시한다.

11 특집논문소개: 사회과학과 인공지능의 시대

조원광, 박천웅

  

2024. 08.

특집논문소개: 사회과학과 인공지능의 시대

12 한국사회학 연구윤리 강령

한국사회학

  

2024. 08.

한국사회학 연구윤리 강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