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학회는
사회학의 학문적 발전과 교류의 장을 열어갑니다.

학회지 Vol.50 No.5

1 페미니스트 인식론과 구술사의 정치학: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중심으로

이나영

  

2016. 10.

일본군 ‘위안부’ 운동, 페미니즘, 인식론, 구술사, 트라우마

지난 2016년 12월 28일, 한일 정부 간 일본군 ‘위안부’ 협상은 많은 생각거리를 남겼다. 이 글은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통해 일본군 ‘위안부’ 운동을 의미화하고, 이들의 삶이 촘촘히 베여있는 운동의 역사를 계승할 책무를 사회과학자들에게 환기하고자 한다. 2002년부터 지금까지 진행되고 있는 현장연구와 구술생애사 자료, 증언록을 기반으로 한 텍스트 분석을 바탕으로 한 본 연구는, 식민지 시기 여성들의 체험을 통해 역사적 부정의를 재확인하고, 타인의 삶뿐만 아니라 이를 제한하고 구성하는 사회·정치적 맥락에 관심을 가지는 도덕적 행위자들에 의해 개인의 경험이 사회정치적 문제로 확산되는 과정을 살펴본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들의 증언이 가지는 사회변혁적 힘을 페미니스트 인식론적 관점에서 분석한다. 고통스러운 체험에 대한 당사자들의 증언은 젠더관점에서 역사를 다시 쓰는 작업일 뿐만 아니라, 자기치유와 주체 재구성, 더 크게는 사회공동체의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역할을 해왔으며, 마침내 증언불가능성의 구조를 변화시키는 데 기여하였다. 사회과학자들에게는 이들이 던진 소중한 메시지를 이해하고, 세상을 변화시켜야 할 윤리적 실천의 책무가 남겨진다. 젠더 이슈와 더불어 사회과학적 상식에서 주변화 되어 온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학문적·운동적 쟁점으로 격상시켜 다음 세대에 계승하는 일은 이제 우리 손에 넘겨졌다.

2 사회적 공연으로서의 자서전 읽기: 정주영 자서전에 나타난 기업인 정체성과 인정투쟁을 중심으로

왕혜숙

  

2016. 10.

정주영, 자서전, 사회적 공연, 인정투쟁, 박정희

본 논문은 한국의 발전국가 시기 기업인을 대표하는 인물인 정주영의 자서전에 대한 분석을 시도한다. 본 논문은 정주영의 자서전을 당시 정권과 한국사회가 기업인들에게 일방적으로 부여했던 부정적인 정체성에 대항하여 긍정적인 정체성을 형성하고자 했던 인정투쟁의 한 형식으로 해석해보고자 한다. 더불어 본 논문은 그의 자서전이 가지고 있는 정치적 의도에 주목하여, 그의 자서전을 당시의 시대상을 보여주는 객관적 사료가 아닌 사회적 공연을 위해 전략적으로 구성된 대본으로 접근하고자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 논문은 그가 자서전이라는 대본에서 활용하고 있는 담론과 코드를 파악하고 이러한 문화도구들이 어디서 왔는지, 즉 사회적 공연이 근거하고 있는 문화구조의 역사적, 사회적 기원을 발전국가의 맥락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본 논문은 발전국가의 문화적 유산이 한 편으로는 행위자를 제약하는 사회구조로서, 다른 한 편으로는 행위자가 행위전략을 구성하기 위해 활용하는 문화자원으로서 작동하는 두 가지 문화의 차원을 분석적으로 구분해본다. 이러한 접근은 시장 행위자 역시 경제적 합리성만을 좇는 존재이기보다, 상징과 정체성 등의 문화적 구성물들을 필요로 하는 동시에 그로부터 제약을 받는 사회적 행위자임을 확인시켜 주리라 기대된다.

3 현대자동차 그룹 유럽 현지법인의 인적자원관리: ‘적용’과 ‘적응’의 동학

조형제·정준호

  

2016. 10.

현대차 그룹 유럽현지법인, 관리직, 인적자원관리, 적용, 적응

본 논문의 목적은 현대차 그룹의 인적자원관리가 유럽 현지법인들에서 어떻게 진화해 왔는가를 동태적으로 살펴보는 것이다. 본 논문의 연구 결과는 복합적이다. 유럽 현지법인의 설립 초기 현대차 본사의 인사 제도를 이식하려 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런 시도는 곧 포기됐고 점차 유럽적 인사 제도의 관행이 강화되어 왔다. 본 사례 연구의 이론적 함의는 구몬(Kumon, 2004)의 주장을 확인해 준다. 즉, 본사의 인사 제도가 현지에 일방적으로 ‘적용’(application)되기보다는 현지의 제도적 조건에 ‘적응’(adaptation)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본 논문은 본사가 현지법인 간의 인사 제도를 재통합하기 위해 글로벌 표준을 참조하여 만든 ‘글로벌 인사 표준’이 작동하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달리 말하면, 현대차 그룹 유럽 현지법인의 인적자원관리는 본사의 ‘글로벌 표준’이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본사 인사 제도의 ‘적용’과 현지 제도에 대한 ‘적응’이 교차하면서 동태적으로 진화하고 있다.

4 벌어지는 틈새: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가자녀 성적에 미치는 영향의 증가

장상수

  

2016. 10.

교육기회의 불평등, 성적의 불평등,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 자녀 성적

이 글에서는 한국에서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자녀 성적에 미치는 영향을 살폈다. 이런 주제를 살피는 일은 예전에도 흔했고 지금도 흔하다. 이 글이 그 흔한 작업과 다른 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이 글에서는 한국의 교육기회 불평등을 국가 비교와 시계열 비교의 관점에서 바라보았다. 다시 말해, 한국의 기회 불평등이 다른 나라와 다른 정도를 살피고, 지난 시기 동안 이 불평등이 바뀐 방향을 알아보았다. 둘째, 이 글에서는 기회의 불평등을 OLS 회귀식으로 재기도 하고 다수준 모형으로 가늠하기도 하였다. 그리하여 이 두 추정치를 서로 견주었다. 이 글에서는 OECD가 2000년과 2009년에 수집한 PISA 자료를 사용하였다. 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한국 학생의 읽기 평균 점수는 다른 나라보다 높았다. 이에 더하여 성적 우수 학생의 비율이 높았고, 성적 부진 학생의 비율도 낮았다. 둘째, 한국에서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자녀의 읽기 성적에 미치는 영향은 다른 나라보다 낮았다. 셋째,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자녀의 읽기 성적에 미치는 영향은 2000년대 첫 십 년 동안 더 커졌다. 다시 말해 교육기회의 불평등은 더 깊어졌다. 이는 OLS 계수로 재든 사회경제적 기울기 모형의 계수로 가늠하든 상관없이 그러하였다.

5 교육 불평등 변화 양상 분석: 중간계급 및 코호트 분석을 중심으로

문수연

  

2016. 10.

중간계급, 교육 선택, 교육 불평등, 진학 유형, 국제적 교육이동, 출생 코호트

이 논문은 부모의 사회계급과 자녀의 교육 선택의 관계에 초점을 두고 한국의 교육 불평등의 변화 양상을 분석한다. 구체적으로, 이 연구는 상급학교로의 진학 유형과 국제적 교육이동에 영향을 미친 요인들을 분석하고, 질적 우위의 교육 성취 과정에서의 경제적 자원과 문화적 자원의 효과를 살펴본다. 우선 교차분석을 통해 발견한 것은, 상급학교로의 진학 여부에서 계급 격차가 감소한 반면, 일반계고교/실업계고교, 2년제 대학/4년제 대학과 같은 진학 유형, 그리고 해외유학 경험에서 계급 격차가 증가하였다. 위계적으로 분화된 교육구조에서 자본가계급과 중간계급은 우위를 점한 반면 농촌 쁘띠부르주아지는 가장 불리한 위치에 놓여있어, 최근으로 올수록 교육 선택의 양극화 현상이 더욱 심화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 로짓 분석을 통해 발견한 것은 다음과 같다. 자녀의 대학 진학 유형과 국제적 교육이동에 대한 중간계급의 효과는 최근 코호트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또한 자녀의 교육 선택에 대한 부모의 교육수준의 효과가 점차 증가하였다. 그리고 자녀 본인의 어린 시절 교육 포부, 학업성적, 학교유형, 그리고 지리적 공간은 차별적인 교육 선택에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양상은 위계화된 교육체계에서 가족의 경제적·문화적 자원의 효과적인 작동으로 해석될 수 있다. 또한 교육 불평등의 요인이 생애 어린시기부터 나타나면서 교육자본 획득의 메커니즘이 변형·강화되어 왔음을 보여준다.

6 교육수준에 따른 결혼의 우울에 대한 차별적 효과: 종단분석

김진영

  

2016. 10.

교육수준, 우울, 결혼, 잠재성장모형, 한국복지패널

많은 기존연구들이 결혼이 정신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를 보고해 왔으나, 결혼과 우울의 관계가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검토한 연구는 드물었다. 자원대체(Resource Substitution) 이론은 사회적으로 취약한 계층의 건강을 효과적으로 증진시킬 수 있는 자원이 존재할 수 있기에 이러한 자원을 찾아낼 필요가 있음을 제안한다. 본 연구는 교육수준이 낮은 이들에 대한 대체자원으로 결혼 혹은 배우자가 어떤 중요성을 갖는지 확인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한국복지패널조사의 2차년도, 5차년도, 9차년도 자료를 활용하며, 연구대상은 2차년도(2007년)에 조사에 참여한 만 25세 이상 성인, 12,788명이다. 남녀를 구분한 두 집단 잠재성장모형이 분석에 사용되며, 주요결과는 아래와 같다. 첫째, 만족스러운 관계의 배우자가 있는 집단이 배우자가 없는 집단에 비해 7년의 조사기간 모두에서 우울이 유의미하게 낮았다. 둘째, 배우자가 없는 남성보다는 충분히 만족스럽지는 못한 관계라도 배우자가 있는 남성의 우울 궤적이 좀 더 바람직했으나 여성의 경우는 별 차이가 없었다. 셋째, 만족스러운 관계의 배우자가 우울 궤적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는 교육수준이 낮은 집단에서 더 컸다. 또한, 만족스러운 관계는 아니지만 배우자 있음은 교육수준이 낮은 집단에서 더 큰 우울감소 효과를 보였다. 본 연구는 적절한 종단연구 방법을 통해 교육수준에 따른 정신건강 격차를 완화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배우자의 중요성을 확인함으로써 개인적 정책적 개입을 위한 실천적 함의를 제공한다.

7 한국 미혼 남녀의 결혼 시기와결혼 가능성에 관한 연구

오지혜·임정재

  

2016. 10.

결혼, 미혼 남녀, 이산시간 생존분석, 인적자본, 전문대졸

본 연구는 미혼 남녀의 결혼 시기와 결혼 가능성이 인적자본에 따라 다른지 살펴보기 위해, 노동패널 17개년도 자료를 이용하여 카플런-마이어 생존분석과 이산시간 생존분석을 실시하였다. 결과에 따르면 남성은 자신의 인적자본이 많아질수록 결혼 가능성이 증가해 기존의 인적자본 논의를 지지하고 있었다. 반면 여성은 취업 여부와 상관없이 고졸 여성의 생존자 함수가 가장 낮고 전문대졸 여성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 경제력 및 학력과 같은 인적자본으로부터 결정적 영향을 받고 있지 않았다. 특히 전문대졸 여성은 30세를 전후로 생존자 함수가 완만히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 기존의 연령규범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필요해 보였다. 사회적으로 일정 연령이 되면 결혼해야 한다는 ‘연령규범’이 여성 전반이 아니라 유독 전문대졸 여성에게 강한 것이다. 이는 인적자본이 낮은 여성에게 배우자로서 요구하는 남성의 또 다른 배우자 기준이 반영된 것으로, 전문대졸 여성은 이른 시기에 결혼하여야 결혼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이러한 점들을 미루어볼 때, 앞으로의 결혼 연구는 미혼 남녀 안에서도 집단을 구분한 세부적 연구가 필요하며, 나아가 파트너에 대한 선호 기준과 가치관이 반영되어야 할 것이다.

8 한국사회의 계층귀속감과 상향이동의식 변화: 연령, 기간 및 코호트 효과를 중심으로

이왕원·김문조·최율

  

2016. 10.

불평등, 계층귀속감, 상향이동, 연령, 기간, 코호트, 세대, APC모형

이 연구는 1999년부터 2015년까지의 한국인의 주관적 계층귀속감과 상향이동의식의 변화를 분석한 것이다. 중상층의식으로 측정한 계층귀속감은 자신의 경제적 자원에 근거한 사회적 위계에 대한 인식이며, 상향이동의식은 사회이동의 가능성에 대한 인식으로 한국 사회 기회구조의 개방/폐쇄성에 대한 개인수준의 종합적 판단이라 할 수 있다. 본 연구는 이러한 두 가지 의식을 연령-기간-코호트로 분해함으로써, 경제위기 이후 불평등 인식의 변화 추세와 내적 동학을 살핀다. 이때 연령은 생애주기에 따른 사회적 시간을 대변하며, 코호트는 특정 사회변동의 역사적 경험을 공유하는 세대적 시간, 그리고 기간은 경제위기 이후 한국사회의 모든 구성원에게 부여되는 경제사회적 상황 변화를 대변한다. 사회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한 APC-D 모형의 핵심적 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다. 계층귀속감과 상향이동의식의 분포 양상은 매우 상이한 경향을 보이며, 연령, 기간, 코호트에 따라 매우 이질적으로 분화 되어있다. 중상층의식의 경우 연령효과가 강한 영향을 끼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세대내 상향이동의식의 경우에도 연령효과가 가장 큰 영향을 보였고, 기간효과도 소정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반면, 세대간 상향이동의식의 경우에는 코호트효과가 결정적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판명되었다. 연구진은 시간에 따른 평균적 변화 추이만을 고려하던 기존 연구들의 한계를 벗어나 한국사회 불평등 인식의 복잡한 내적 동학을 분석하고, 그 사회적 함의를 상론하였다.

9 한국적 생산방식의 치밀한 분석과 야심적 개념화

정이환

  

2016.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