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학회는
사회학의 학문적 발전과 교류의 장을 열어갑니다.

학회지 Vol.55 No.3

1 근대사회의 자기기술은 어떻게 가능한가? : 니클라스 루만의 체계이론에서 사회학적 반성

현윤경

  

2021. 8.

자기기술, 자기언급, 오토포이에시스, 통일성, 동일성, 반성

본고는 사회학이 근대사회를 기술할 때 직면하게 되는 ‘자기포함의 문제’를 루만의 자기언급적 오토포이에틱 체계이론이 어떻게 해결하는지 고찰하고, 이 이론이 제시하는 사회상과 사회학의 역할을 탐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체계가 자신의 내부에서 자신의 통일성을 기술하려고 하는 시도는 자신의 내부에서 자신을 표상하는 부분과 그 이외의 부분을 만들어 낸다. 이것은 조지 스펜서-브라운의 용어로 재진입을 가리킨다. 체계와 환경의 구별이 체계 속으로 재도입해서 형성된 부분체계는 하나의 기능을 담당하여 사회를 표상한다. 기능체계들은 각각의 기능을 담당하고 사회 안에서 정점도 중심도 없이 수평적으로 위치하게 된다. 근대사회는 이처럼 기능분화된 통일성으로 기술된다. 근대사회를 이렇게 기술하는 것은 사회학이다. 재진입은 다른 구별(체계/환경 구별과 자기언급/타자언급 구별)을 같은 것으로 다룸으로써 자기기술에 수반되는 패러독스를 은폐한다. 사회학은 삼차 관찰자의 입장에서 재진입에 수반되는 패러독스가 어떻게 창조적으로 전개되는지, 대상의 구성과 탈구축의 연관에 주목한다. 그런데, 사회학도 자신이 관찰할 때 사용한 구별을 볼 수 없고, 그 구별은 다른 관찰에 의해 관찰된다. 단, 사회학은 사회에 대한 자신의 관점을 자기언급적 기술로서 반성하고 그 자체가 사회 내부에서 하나의 자리를 차지하는 것으로 반성하는 가능성을 지닌다.

2 페이션시의 재발견 : 고프만과 부르디외를 중심으로

김홍중, 조민서

  

2021. 8.

에이전시, 페이션시, 감수자, 고프만, 부르디외, 총체적 기관, 기다림

이 연구는 20세기 사회이론의 에이전시(agency)에 대한 편향을 비판적으로 파악하며, 고프만과 부르디외의 행위이론을 조명함으로써 페이션시(patiency)의 관점을 제안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먼저, 윤리학과 철학에서 제안된 페이션시 개념을 소개한다. 페이션시는 수동성과 감수(자)의 존재, 힘, 경험을 포괄적으로 지칭한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는 베버에서 파슨스로 이어지는 20세기의 주요 행위이론이 어떻게 페이션시의 관점을 결여하고 있었는지를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이어 고프만의 『수용소』와 부르디외의 『파스칼적 명상』에 존재하는 페이션시의 관점을 논의한다. 고프만의 연극학적 접근에서 행위에 해당하는 ‘연기’와 부르디외의 ‘실천’은 순수한 능동성으로 환원되지 않는 감수의 조건을 함축하고 있다. 고프만의 경우에는 총체적 기관의 재소자인 정신질환자(mental patients)라는 페이션트의 경험을 탐구한다. 부르디외의 경우에는 반영구적 실업상태에 놓인 기층 프롤레타리아트가 경험하는 인내하는 기다림(patient waiting)을 탐색한다. 우리는 양자의 논의를 전거로 사회이론에서 페이션시에 대한 논의의 가능성과 필요성을 주장한다.

3 난민과 이주민에 대한 한국인의 규범적·정서적 포섭과 배제 : 소속감 위계를 중심으로

박상희

  

2021. 8.

소속감, 소속의 정치, 난민, 이주민, 포섭과 배제

이 글은 한국인이 난민과 이주민을 포섭·배제하는 원인을 분석했다. 한국인의 내집단 내부의 구성을 소속감 위계로 살펴보고, 소속감 위계가 난민과 이주민에 대한 포섭과 배제에 주는 영향을 탐구했다. 이 글의 차별점은 첫째, 소속감 위계 개념을 제안하여, 소속 개념에 내재한 방법론적 국민주의의 한계를 보완하고, 둘째, ‘타자에 대한 규범적·정서적 포섭과 배제 역량’ 개념화로 포섭과 배제를 분석한 것이다. 분석자료는 한국리서치의 「여론 속의 여론(2018년 6월)」 자료다. SPSS Statistics 19.0을 활용하여, 다중회귀분석을 실시했다. 분석결과, 한국인의 ‘대한민국, 한민족, 아시아인, 세계인 소속감’은 부재하거나 서로 중첩되어, ‘소속감 없음-단일 소속감-이중 소속감-삼중 소속감-모든 소속감’으로 다양했다. 소속감 위계와 규범적·정서적 포섭과 배제 간에 인과관계가 있었다. ‘소속감 없음’에 비해 소속감이 확장될수록 난민과 이주민에 대해 열린 태도를 보였고 ‘모든 소속감’의 규범적·정서적 포섭 역량이 가장 컸다. 종족 소속감으로 확장하는 경향(한민족 방향)과 지역 소속감으로 확장하는 경향(아시아인 방향)이 발견되었고, 전자의 포섭 역량이 더 컸다. 또 청년 세대들이 상대적으로 타자에게 닫힌 태도를 보였다. 이 글은 국민주의와 코스모폴리타니즘을 대립적으로 간주하지 않으며, 소속감의 확장과 그 방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시민권 제도와 같은 사회적 맥락에 따라, 소속감의 확장과 그 방향성에 차이가 나타날 수 있음을 논했다. 이 연구는 소속감 위계를 통해 포섭과 배제를 이해하고, 인권을 존중하는 사회 실현에 기여하고자 했다.

4 세대, 성차별, 권위주의 그리고 미투(#MeToo) : 개방형 문항을 통한 미투 운동에 대한 태도 분석

송준모

  

2021. 8.

미투 운동, 성차별, 성폭력, 우파 권위주의, 개방형 문항

본 연구는 개방형 문항(open-ended question)을 통하여 미투(#MeToo) 운동에 대한 잠재적 태도를 식별하고, 태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분석한다. 이를 위해 구조적 토픽 모형(structural topic model)과 K-평균 군집화(K-means clustering)를 통해 개방형 문항에 대한 답변을 분류하였다. 응답자의 성별에 따라 집단을 나눈 후 다항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통해 분석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미투 운동에 대한 태도는 피해 진술 자체와 사회운동에 모두 동의하는 평등주의, 피해 진술은 신뢰하지만 사회운동에는 반대하는 질서주의, 양자 모두에 회의적인 회의주의로 분류된다. 둘째, 낮은 연령은 모든 집단에서 회의주의적 태도를 취할 가능성을 높인다. 셋째, 적대적 성차별주의는 모든 집단에서 평등주의적 태도를 매우 강하게 약화시키지만 온정적 성차별주의는 여성 내에서만 질서주의적 태도를 약화시킨다. 넷째, 우파 권위주의 성향은 모든 집단에서 질서주의를 강화하며 사회지배 성향은 여성 내에서만 질서주의를 강화한다. 종합적으로 연령과 적대적 성차별주의, 우파 권위주의 성향이 미투 운동에 대한 태도에 있어서 가장 강력하고 일관적인 영향력을 가지는 요인으로 확인되었다. 이러한 분석 결과는 전통적인 가부장주의나 권위주의의 효과에 대한 이론적 가정과는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향후 추가적인 경험적 조사 및 분석이 요청된다. 그리고 이 연구가 향후 젠더 관련 가치관을 측정할 때 이론적 전제 및 지표 구성의 정교화에 기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5 20년간의 세대 간 사회이동의 변화 : 30~49세 두 남성 코호트 비교 분석

박현준, 정인관

  

2021. 8.

세대 간 사회이동, 상대적 이동, 한국노동패널 조사, 핵심 유동성 모형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세대 간 사회이동이 감소하고 있다는 믿음은 ‘수저계급론’을 비롯한 다양한 담론들의 형태로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 발표된 경험적 연구들은 한국에서 세대 간 상대적 사회이동이 줄어들지 않았거나 오히려 늘어났음을 보고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 연구는 <한국 노동패널조사> 자료를 이용하여 1998년에 30~49세인 남성들(1949~68년생)과 2018년에 30~49세인 남성들(1969~88년생)을 대상으로 지난 20년 사이 한국의 세대 간 사회이동 수준이 어떠한 방향으로 변화해 왔는지 확인해보려는 목적으로 수행되었다. 특히 이 연구는 20년 차이를 두고 태어난 두 집단 남성들의 사회 계급을 30~49세라는 같은 나이에 측정한 자료를 가지고 세대 간 사회이동을 비교하기 때문에 기존 연구들의 한계로부터 비교적 자유롭다고 할 수 있다. 연구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한국사회의 절대적 이동률은 여전히 높은 편임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지난 20년 사이 한국에서 계급의 상승 이동률은 감소하였으나 이는 부모들 중 농민계급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감소함에 따른 자연스러운 변화로 볼 수 있다. 둘째, 1998년에 비해 2018년의 상대적 사회이동 수준이 유의미하게 높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셋째, 핵심 유동성 모형을 이용하여 세대 간 사회이동의 증가 원인을 살펴본 결과 한국사회의 개방성 증대는 서비스 계급과 일상적 비육체 노동자 계급의 세습 약화에 따른 것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은 발견은 한국사회의 세대 간 사회이동이 낮아지지 않았다는 기존 연구의 결론을 재확인해준다. 그럼에도 세대 간 사회이동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과 현실의 괴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보다 정교한 계급구분에 대한 고려, 세대 간 소득이동 분석, 그리고 1990년대 이후의 출생코호트에 대한 연구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6 연공제 개혁을 위한 방법론의 혁신, 또는 경로 이탈 : ‘쌀문화론’ 또는 ‘벼농사 체제론’에 대한 성찰

김필동

  

2021. 8.

『쌀 재난 국가: 한국인은 어떻게 불평등해졌는가』에 대한 서평 이철승. 2021. 문학과지성사.

7 대학 강의실 밖으로 나온 사회학

정수복

  

2021. 8.

『다시 태어난다면, 한국에서 살겠습니까』에 대한 서평 이재열. 2019. 21세기북스.

8 후기 내장근대와 탈근대 후천 정신개벽의 갈림길에서

김성국

  

2021. 8.

『붕새의 날개 문명의 진로: 팽창문명에서 내장문명으로』에 대한 서평 김상준. 2021. 아카넷.

9 사회학적 상상력으로서의 공감

임동균

  

2021. 8.

『공감, 대한민국을 바꾼다』 에 대한 서평 장원호·김동윤·서문기. 2019. 푸른길.

10 사회학의 새로운 연구 지형을 연 역작

김동춘

  

2021. 8.

『지민의 탄생 - 지식민주주의를 향한 시민지성의 도전』 에 대한 서평 김종영. 2017. 휴머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