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학회는
사회학의 학문적 발전과 교류의 장을 열어갑니다.

학회지 Vol.53 No.2

1 정치적 참여의 자원으로서 노동시간에 관한 탐색적 연구

신영민

  

2019. 05.

노동시간, 장시간 노동, 노동시간특성, 정치참여, 투표참여

이 연구는 국내 노동시간 연구가 주로 개인의 사적 생활에 국한되었다는 점에서 공적인 정치적 참여와의 관계를 분석한다. 연구 질문은 첫째, 노동시간은 정치적 참여와 관련이 있는가? 둘째, 일상적 정치참여와 투표참여 중 어떠한 참여와 더 관련이 있는가? 셋째, 시간은 사회자본 및 정치심리적인 요인에 매개되는가, 아니면 독립적인 요인인가? 넷째, 성별에 따라 정치참여의 양상이 다른가? 이다. 한국종합사회조사 2012년, 2014년 자료를 대상으로 정치적 참여를 일상적 참여와 투표참여로 구분하여 주당노동시간 및 장시간 노동과의 관계를 분석하였다. 분석결과 노동시간은 일상적 정치참여에는 유의하지 않으나 투표참여와 부적인 관계를 보였다. 주당노동시간의 영향력은 제한적이며 장시간 노동여부가 상대적으로 더 유의하다는 점에서 노동시간과 투표참여 간의 관계는 비선형적이다. 사회자본이론이나 자원모델의 설명과 달리 노동시간은 사회자본, 정치심리적 요인과 독립적이며 투표참여에 있어 성별 차이는 2014년에 국한된다. 성별 노동시간의 분포와 노동시간별 투표비율의 차이는 존재하지만 차별적 효과는 제한적이다.

2 인권현안에 대한 국민태도, 왜, 어떻게 다른가?: 2011년, 2016년 국민인권의식조사 분석

구정우. 정진원. 김선웅

  

2019. 05.

인권, 인권조사, 선형회귀분석, 오차상관통제회귀분석, 세계사회이론, 사회적 자본, 인권의식, 인권행동, 인권정책

본 연구는 2011년과 2016년 국민인권의식조사에 포함된 인권 관련 현안에 대한 분석을 수행한다. 자유권, 사회권, 소수자 인권 세 가지 영역에서 주요 인권현안들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수준이 어느 정도이며,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보여준다. 나아가 어떤 사회인구학적, 경제적, 정치적, 심리학적 요인들이 개인의 인권현안에 대한 태도를 결정하는지를 분석한다. 이론적으로는 현실주의 혹은 합리주의적 관점, 문화적 관점, 심리학적 관점, 그리고 세계사회이론 등 그간 인권인식과 행동 분석에 활용되었던 다양한 이론적 관점을 종합적으로 활용한다. 2016년 자료, 그리고 2011년과 2016년 통합자료에 대한 선형회귀분석(OLS)와 오차상관통제회귀분석(SUR)을 통해 인권현안에 대한 지지도에 영향을 주는 모델들을 추정한다. 분석결과, 인권현안에 대한 태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은 기존에 인권인지 및 행동을 촉진하는 것으로 밝혀진 요인들과는 상당히 차이가 있었다. 교육, 소득수준, 사회적 자본, 공감, 세계시민성 등 인권인지 및 행동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밝혀졌던 변수들은 유의미한 효과를 보여주지 못했고, 인권인지도, 인권행동, 인권평가 등 인권에 대한 전반적인 민감성 수준이 인권현안에 대한 지지도를 끌어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의 연구와 일관된 결과를 보여주는 유일한 변수는 ‘정치적 이념’이었고, 진보적일수록 각종 인권정책을 더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는 인권의 ‘미시적 토대’에 주목하고 있으며, 추후 인권정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한 정책적 함의를 제공하고 있다.

3 인간-사물 범주와 근대 소유권 문제

이재혁

  

2019. 05.

인간-사물 범주화. 소유권. 불평등. 상품화. 보편범주. 주지주의적 합리성

이 글에서는 어떻게 베버가 지적하는 ‘주지주의적 합리화’가 가능했는가에 대한 설명의 단초 하나를 경제사회학적 관점에서 제시하려고 한다. 본고에서는 인간과 사물 간의 구분과 근대적 재범주화라는 측면에 초점을 맞추어 주지주의적 합리성의 역사적 돌출 문제를 설명하고자 하며, 이러한 근대적 범주전환의 핵심으로서 근대 소유권의 성립 문제를 재해석한다. 먼저 근대 이전 시기의 인간-사물 범주화의 특징을 인간관계의 연장과 혼재로서의 범주화라는 관점에서 살펴본다. 인류학에서 잘 알려진 토템, ‘사물의 혼’, 교환의 상이한 영역이라는 세 가지 사례들이 간략히 설명된다. 다음으로 근대적 범주화의 특징을 두 가지로 설명한다. 한편으로 사물의 사회적 흔적을 없애고 최대한 인간을 사물로부터 분리시키는 경향과, 다른 한편으로 인간 자체의 재범주화 및 사물화 경향이다. 사적 소유는 인간이 사물에 대해 갖는 매우 특징적인 근대적 범주화라는 점이 주장된다. 시장기제의 전제적 제도인 사적 사유권은 사물과 인간(노동)의 상품화와 함께 사물의 개별화(‘내 것, 네 것’) 경향을 수반한다. 사적 소유권과 관련하여 이론적 정초를 마련했다고 볼 수 있는 로크의 노동 소유론을 정리하고, 사적 소유와 사회적 노동의 관계, 특히 사회적 불평등의 문제점을 루소, 밀, 맑스, 폴라니 등의 이론을 중심으로 논의한다. 인간의 사물화와 관련하여 ‘보편범주’ 및 범주적 추상화의 논리가 소개되며, 아렌트의 논의 등을 기초로 하여 어떻게 범주적 추상화 흐름이 근대의 주지주의적 합리화를 가능케 했는지에 대해 논의한다. 시장에서 인간의 행동이나 사물의 움직임 모두 동일한 기호로서 처리됨으로써 시장의 폭발적 효율성이 가능해진다는 점이 설명된다. 즉 인간과 사물의 범주 구분 자체가 수리-기호적으로 추상화되며, 이러한 보편범주 묶음을 통해 근대의 특징적인 계량화(과학적 ’객관성’, 실증주의, 화폐경제 등)와 계산 가능성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계산적 정확성을 모토로 하는 근대의 ‘계산하는 인간’의 탄생에 대해 언급한다.

4 분열형 사회에서 연대형 사회로의 전환을 위한 사회학적 성찰

강수택

  

2019. 05.

분열형 사회, 연대형 사회, 사회갈등, 사회통합, 국가 행복도, 연대주의 레짐

이 논문은 사회갈등 수준이 높고 사회통합 수준은 낮은 한국사회를 분열형 사회로 규정한 후 사회통합 수준이 높은 연대형 사회로 한국사회가 전환되는 데 필요한 과제를 모색하는 데 일차적인 목표가 있다. 이 논문은 이론적 작업과 경험자료의 분석작업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론적 작업은 분열형 사회와 연대형 사회를 개념적으로 구분하는 일과 특히 연대형 사회의 토대가 되는 근대적 연대 개념과 연대의 원리를 소개하는 일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경험자료의 분석작업은 한국사회가 지닌 분열형 사회로서의 특징과 10개 연대형 사회의 여러 특징에 관한 것이다. 이러한 분석 결과들을 바탕으로 필자는 결국 한국사회가 연대형 사회로 전환하는 데 필요한 과제를 국가, 시장, 그리고 시민사회 영역으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5 가치평가 양식으로서의 사회적 회계: 미국에서 자본회계와 사회적 회계의 역사적 변화를 중심으로

구본우

  

2019. 05.

회계, 사회적 회계, 가치, 가치평가 양식, 사회적 책임, 지속가능성

본 연구는 사회적 회계를 전통적 회계에서 벗어나 사회의 가치평가 양식으로 전환하기 위한 시도이며, 이를 통해 사회경제적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한 시도로 조명한다. 회계는 가치가 규제하는 공간을 구성하고 재생산하고자 하는 실천이다. 이 과제를 달성하기 위해 회계는 특수한 사회규범을 작업가설로 재구성하고 이 작업가설에 따라 가치를 분명하게 예측, 비교, 평가할 수 있는 범주와 의미의 체계를 구성해야 한다. 이렇게 사회적 가치와 회계제도의 일반적 지평에서 바라볼 때, 사회적 회계는 직접적으로 자본회계와 대립하는 위치에 있다기보다는 사회에서 공유되는 가치평가 양식을 합리적으로 재구성하려는 다양한 회계적 시도의 하나로 보아야 한다. 미국 회계제도 변동을 역사적 사례로 하여 볼 때, 역사적 원가 회계원리와 공정가치 회계원리가 공식 제도원리로서 정립된 바 있고 공식 제도로 정립되지 않았지만 사회적 책임 회계, 지속가능성 회계 등의 사회적 회계원리가 제시된 바 있다. 이러한 회계원리들은 한편으로 가치에 대한 의식에서 광범위한 공유영역을 형성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다양하게 종별화된 회계원리로 경합하면서 독특한 인식론과 평가체계를 구성해왔다. 이러한 이해는 자본주의의 정치경제 환경을 이유로 사회적 회계가 주변적 위치를 점하고 있는 것을 당연시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 사회의 가치평가 양식을 새롭게 정립하려는 시도로서 사회적 회계가 어떤 한계와 과제를 갖는지 본격적으로 검토할 수 있게 할 것이다.

6 남자가 여자를 ‘도와줄’ 때: 부부 간 가사노동 분업에서 시간대 동기화의 중요성

주익현. 최성수

  

2019. 05.

가사노동 시간량, 부부 가사 분업, 가사노동 시간대 동기화, 생활시간조사, 유연근무

기존 연구들은 일반적인 통념과 달리 남편의 가사노동 시간이 증가할 때 아내의 가사노동 시간량이 감소하지 않거나 심지어 증가하는 양상을 보고하고 있다. 본 연구는 왜 이런 관계가 나타나는지를 설명하기 위해 남편과 아내가 각각 수행하는 가사노동 ‘시간대’의 중요성에 초점을 맞춘다. 생활시간조사 2014년 자료를 활용한 분석 결과 첫째, 남편의 가사노동 시간이 증가할수록 아내의 가사노동 시간량이 대체로 증가하며, 둘째, 남편이 혼자 가사노동을 수행하는 경향이 강할수록 아내의 가사노동 시간이 감소하였다. 셋째, 남편의 추가적인 가사노동은 남편이 혼자보다는 아내와 함께 가사노동을 수행하는 비율이 높을수록 아내의 가사노동 시간 부담을 가중시킨다. 이러한 결과는 맞벌이/외벌이 여부, 주중/주말 여부, 가사노동 유형 등과 상관없이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 남편이 가사노동을 아내와 함께 하려고 할수록 남편의 가사노동은 아내에게 도움이 아니라 추가적인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이 결과는 한국 사회 기혼 여성들의 과중한 가사 부담을 줄이기 위해 남편의 가사 참여를 독려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경직된 정시근무 대신 전반적인 근로시간 단축과 유연근무를 가능하게 하는 제도와 관행이 확산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7 우울한 청년, 불안한 장년의 나라: 연결망 접근을 통해 본 세대별 마음의 형상(形象)

구혜란. 구서정

  

2019. 05.

정신건강, 청년, 장년, 마음, 베이지안 네트워크

이 글의 목적은 두 가지다. 하나는 정신건강을 정서적, 심리적, 사회적 요소들의 상호 연결된 체계로 이해하는 연결망 모델을 제안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를 적절히 분석할 수 있는 방법으로 베이지안 네트워크 접근의 적용 가능성을 탐색해 보는 것이다. 특히 이 글은 청장년세대를 대상으로 그들의 마음 네트워크의 중심요소를 파악하고 어떠한 변인들이 이와 상관이 있는지를 확인하였다. 분석에 사용된 자료는 2015년 수집된 ‘한국인의 사회적 웰빙조사’이며 분석에는 R패키지의 qgraph와 bootnet가 사용되었다. 분석결과, 정신건강 요소들은 상대적으로 독립적인 클러스터를 이루고 있지만 개별 클러스터 간을 연결하는 요소들이 있으며, 이는 세대 간에 차이가 있었다. 또한 청년세대 마음의 가장 중심적인 정서는 우울이고, 장년세대는 불안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건강 구성요소들과 공변인과의 관계를 살펴본 결과, 청년세대의 경우 비교성향이 우울감 및 불안감과 정적인 관계가 있으며 경제적 자원과 지원망은 행복감과 정적 상관이 있었다. 장년세대의 경우에는 개인의 생애사건이나 경험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불안 및 힘듦과 정적 관계가 있으며, 사회적 지원망은 회복탄력성과 정적 관계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결론적으로 정신건강에 대한 연결망 접근은 기존의 정신건강 개념의 한계를 보완하면서 이전 연구들이 고려하지 못했던 정신건강 요소들 간의 상호연관성을 경험적으로 확인하는 데 유용한 방법이 될 수 있음을 제안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