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학회는
사회학의 학문적 발전과 교류의 장을 열어갑니다.

학회지 Vol.52 No.4

1 한국 민주화운동의 전략과 프레임

홍성태

  

2018. 11.

민주화운동, 전략, 프레임, 저항주기, 광주민중항쟁

이 연구는 민주화운동의 전략과 저항프레임의 역사적 변천을 탐구한다. 이를 위해 저항사건분석 의 연구방법으로 수집한 5,234건(1960~1987)의 집합적 저항사건에 대한 기초자료를 토대로 저 항프레임의 유형적 특징을 실증적으로 살펴보면서, 민주화운동의 전략적 목표가 저항프레임으로 재구성되는 역사적 동학을 시계열적으로 비교분석한다. 특히, 민주화운동의 프레임 유형에 개별 저항사건의 이슈들이 어떤 형태의 집락구조를 형성하였는지 입체적으로 톺아보기 위해 프레임의 점유율, 지속도, 밀도를 분석한다. 분석의 결과, ‘반독재 민주주의’의 프레임이 6월민주항쟁의 저 항주기(1984~1987) 안에서 가장 두드러졌으며, ‘자주적 민족주의’는 한일협정반대운동의 저항주 기(1964~1965)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그러나 프레임 밀도의 측면에서 보면, 전자는 ’87 년 ‘4ㆍ13호헌조치 반대’ 이슈와 상응하지만, 후자는 광주민중항쟁 이후 촉발된 반미이슈에 더 큰 영향을 받아 1980년대의 조밀한 저항이 우위를 보였다. 또한 국가권력에 대한 부수적 도전의 맥 락에서 ‘학원자치’의 프레임은 1970년대, ‘학원민주주의’는 1980년대에 증폭되었다. 그러나 프레 임 밀도에서는 모두 1980년대에 더욱 조밀한 저항을 나타냈다. 이 연구는 이러한 분석결과에 기 초해 광주민중항쟁이 운동전략의 패러다임 전환에 중요한 변곡점으로 작용하였으며, 민주화운동 과 민주화 이행의 교차지점을 앞당긴 가장 강력한 요인이 되었음을 강조한다.

2 코리아 양국체제:한 민족 두 나라 공존을 통해 평화적 통일로 가는 길

김상준

  

2018. 11.

코리아 양국체제, 일 민족 이 국가, 양국의식, 분단체제, 분단의식

코리아 양국체제’란 대한민국(ROK)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DPRK) 두 나라가 주권국가로서 서로 인정하여 공식 수교하고 평화롭게 공존, 교류, 협력하는 ‘일 민족 이 국가의 평화체제, 공존 체제’이다. 코리아 양국 평화체제는 지난 70여 년 남북 간에 쌓이고 쌓인 적대와 불신을 완화하 고 해소함으로써 평화적 통일로 갈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경로다.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과 동년 6월 12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이 연이어 열리면서 한국전쟁의 종전과 북미 수교가 남, 북, 미 3국의 공식 어젠다에 올랐다. 정전상태를 종식하고 평화협정을 체결할 당사자 가 될 남북 두 국가가 이제 서로를 정상적인 국가로서 인정하고 공식 수교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이 글은 이렇듯 눈앞의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코리아 양국체제에 대한 역사적·이론적 정초(定礎) 작업이다.

3 한국에서 교육 기회는 점점 더 불평등해져 왔는가?: 부모 학력에 따른 자녀최종학력 격차의 출생 코호트 추세

최성수․이수빈

  

2018. 11.

교육 기회 불평등, 코호트 추세, 부모 학력, 대학 졸업, 상위권 대학, 한국

기회의 불평등, 특히 사회이동의 핵심적 수단이자 통로로 여겨져 왔던 교육에서의 기회 불평등에 대한 사회적 우려는 과거에 비해 교육 기회가 더 불평등해져 왔다는 인식을 전제로 한다. 그러나 이 전제가 과연 사실인가에 대한 신뢰성 및 일관성 있는 경험적 근거는 부재했다. 이 부재의 가장 핵심적 이유는 교육 기회 불평등의 추세에 대한 선행연구들이 각각 단일한 조사 자료의 작은 표 본을 바탕으로 분석하고 추세에 대해 추론했기 때문이다. 본 논문은 기존 연구들의 단점들을 극 복하고 보다 종합적이고 신뢰성 있는 한국 사회의 교육 기회 불평등 추세를 추정하기 위해 8개의 대표성 있는 조사 자료를 활용, 1940년 이전 출생자들부터 1990년 출생자들까지 포괄하는 30개 의 출생 코호트 표본을 구성해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대학 일반 졸업(전문 대 졸업 이상) 확률에 있어서 부모 학력에 따른 격차는 1960년대 코호트에서 최대로 벌어졌지만 이후 출생 코호트로 올수록 빠르게 감소했다. 이와 달리 4년제 대학 졸업 여부에서 격차는 1970 년도 출생 코호트까지 증가했다가 1980년도 출생자들에게서는 정체 및 감소하기 시작했다. 상위 권 대학 졸업 여부 격차는 1950-60년도 출생자들에 비해 이후 출생 코호트에서 완만하지만 의미 있게 증가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한국의 교육 기회 불평등의 유지, 확대가 최근 코호트로 올수록 고졸 여부에서 전문대졸 이상 여부로, 다시 4년제 대졸 여부로, 그리고 정도는 약하지만 상위권 대졸 여부로 점차 이동해 왔다는 것이다. 둘째, 부모의 학력을 상대적 지위로 측정하여 살펴본 상 위 20백분위 대 하위 20백분위 자녀 간 격차는 훨씬 완만한 추세를 보였으며 특히 상위권 대학 졸업 여부의 격차는 1950년대 출생자들 이후 상당히 안정적으로 유지되어 온 추세가 나타났다. 이상의 결과들을 바탕으로 저자들은 한국에서 부모의 학력을 바탕으로 한 교육 기회 불평등이 증 가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결론을 내린다.

4 한국의 가족주의와 가족 관념:‘사회결합’론의 관점

백광렬‧이상직‧사사노 미사에

  

2018. 11.

가족주의, 사회결합, 가족 관념, 집단형 가족 개념, 네트워크형 가족 개념

가족주의가 한국 사회에 미친 영향은 그 어떤 사회에서보다도 뚜렷한 것으로 인식된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그것이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어떤 측면에서 영향을 미쳐왔는가에 대한 개념적 합의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가족주의라는 용어는 상황에 따라 정반대되는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 다. 이 글에서는 먼저 한국 가족주의 개념을 다루는 기존 연구들을 검토해 개념의 모호성을 밝힌 다. 다음으로 개념적 모호성의 핵심 원인에 한국 가족 관념에 대한 모호한 인식이 있음을 지적하 고, 한국 가족 관념에 대한 대안적 모형화로서 네트워크형 가족 개념을 제시한다. 이렇게 함으로 써 한국 가족주의라는 문화적 현상을 한국 사회의 사회결합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해서 분석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은 가족을 독립적 집단으로 보고 그것의 고유한 기능을 찾는 것이 아니라, 개 인-가족-사회의 인간 결합을 종합적으로 이해하려는 시각에서 가족 형성의 문화에 대해 고찰하 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5 메갈리아의 두 딸들: 익명성 수준에 따른 온라인 커뮤니티의 정체성 분화

송준모․ 강정한

  

2018. 11.

온라인 커뮤니티, 익명성, 정체성, 메갈리아, 자연어처리

전투적 여성주의를 표방한 온라인 커뮤니티 메갈리아의 정체성에 대해 온라인 여성주의에서부터 혐오사이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해석이 존재한다. 본 연구는 익명상황에서 형성되는 사회적 정 체성의 분화에 주목하여 상이한 해석이 도출된 원인을 탐색한다. 글쓴이 ID 공개 여부로 구분되 는 익명성 수준(완전익명, 부분익명)에 따라 게시물에 나타난 담론 내용의 차이를 파악하고 내부 갈등의 전개 양상을 재구성하기 위해 2015년에서 2016년에 이르는 메갈리아의 생애에 걸친 전체 게시물 162,893건을 분석하였다. 자연어처리 기법(토픽모델링, Word2Vec)을 활용한 분석결과에 따르면 전체 게시물에서 성차별과 연관있는 주제의 비중이 높았으며, 내부 갈등과 연관된 주제의 비중은 크지 않았다. 한편 완전익명 게시물에서는 메갈리아 방언을 이용한 분노 표출 토픽들이 배타적인 선호를 보였으며, 부분익명 게시물에서는 성차별 반대 캠페인 관련 토픽들이 배타적 선 호를 보였다. 이러한 담론의 분화는 게시물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완전익명 게시글에 주목하느냐, 혹은 주요 글쓴이에 주목하며 부분익명 게시글의 흐름을 파악하느냐에 따라 메갈리아의 정체성 을 전혀 다르게 파악하게 한다. 더불어 익명성 수준에 상관없이 공유되는 주제 내에서도 정체성 간 사용하는 단어가 배타적으로 나뉘거나 공유단어의 활용맥락이 달라지는 방식으로 갈등이 발 전한다. 두 가지 방식이 모두 관찰된 성소수자 논쟁의 경우 구성원의 대거 이탈과 커뮤니티의 쇠 락을 야기했다. 이러한 연구결과를 통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사용자들이 익명성 수준과 같은 구 조적 여건에 반응하여 정체성을 형성하고 상호작용하는 방식과, 커뮤니티의 생애과정 전개를 통 합적으로 이해하는 분석틀의 발전에 기여하길 기대한다.

6 근대적 인간과 전근대적 종교의 심원: 1970년대 성장주의와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정연

  

2018. 11.

성장주의, 근대화, 여의도순복음교회, 근대적 인간, 전근대적 종교의 심원

본 연구는 1970년대 한국 근대화의 핵심 정신을 ‘성장주의’로 명명하고 이것이 어떻게 대중의 일 상적인 삶의 영역과 맞물렸는지를 규명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1970년대에 급속히 팽창하여 한국 을 대표하는 교회로 자리잡은 여의도순복음교회와 조용기 목사의 종교를 분석하면서 당시 한국 의 성장주의와 일상의 종교가 결합되는 구체적 원리와 내용을 제시한다. 우선 조용기 목사는 그 의 종교적 신념인 구원론과 축복론, 그리고 성령론을 통해 가난의 숙명을 끊어내는 근대적 인간 으로의 변모를 제시한다. 그의 종교 교리는 성장을 세속적 차원에서 끌어내서 성스러운 종교적 경지로 이행시킨다. 전인적인 구원론과 축복론을 통해 성장은 좋고, 선하고, 신성하기까지 한 신 의 뜻과 연결된다. 또한 그의 성령론은 근대적 인간의 자기긍정의 동력과 연결된다. 성령은 꿈꾸 고 희망하는 긍정의 정신을 심어주고 그것을 실현하게 만드는 절대적 ‘능력’과 연결된다. 그런데 이를 위한 구체적인 종교적 실천행위는 전근대적 종교의 심원을 복원시킴으로써 이루어진다. 조 목사는 원초적인 영성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열광적인 의례와 신비주의적 종교행위를 제약 없이 해방시키는 기도원을 적극 활용한다. 기도원에서의 열광적인 종교행위는 급속한 근대화가 낳은 일상의 불안과 고통의 해방구로서 기능한다. 여의도순복음교회의 팽창 과정은 1970년대의 성장 주의를 단순히 옹호하거나 활용하는 차원을 넘어서서 성장주의를 내면화하고 추동하고 실현하는 종교적 주체의 구성 과정을 보여준다. 이는 성장주의 아래 근대적 인간상과 전근대적 종교 심원 이 혼합되면서 만들어진 독특한 한국의 개신교 종교문화의 일면을 제시한다.

7 지방 중소도시 청년들의 다차원적 빈곤과 행복의 역설

이순미

  

2018. 11.

다차원빈곤, 조정다차원빈곤율, 행복, 지방중소도시, 청년

이 연구는 청년들의 삶의 현실은 개선되지 않고 있음에도 주관적 행복도는 높은 현상이, 생존주 의나 N포세대론에 포섭되지 않는 삶의 양식과 가치관의 부상으로 해석될 수 있는지를 탐구하려 는 목적에서 진행되었다. 이를 위해 청년의 동질성을 전제로 한 세대론적 접근을 피하기 위해 J 시라는 지방중소도시 청년들의 삶의 실태를 다차원적 빈곤 접근으로 살펴보고, 빈곤 실태와 주관 적 행복도의 관계를 분석하였다. 주요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각 차원별 빈곤율은 사회적 관계・활동 차원의 빈곤율 74.1%, 소득 빈곤율 42.0%, 건강 빈 곤율 38.6%, 고용노동 차원의 빈곤율 38.4%, 시간 빈곤율 20.5%, 주거 빈곤율 7.1%로 나타나 J 시 청년들의 결핍이 물질적, 비물질적 영역을 아우르는 광범위한 차원에서, 그리고 매우 높은 수 준에서 일어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사회적 관계・활동 빈곤율과 소득 빈곤율이 높은 점은 J시의 청년 빈곤의 특징이라 할만하다. 둘째, J시 청년들이 다차원적 빈곤에 처할 평균적 성향을 의미하는 조정다차원빈곤율은 22.4%로 나타나 국내 다차원빈곤 연구를 통틀어 가장 높은 수치이나 주관적 행복도는 높아서 청년 전체 중 ‘빈곤하지만 행복한 청년’ 군집의 규모는 40.9%에 달하였다. 특히 비혼 여성은 조정다차원빈 곤율이 30.5%로 가장 높고, 거의 모든 차원에서 빈곤율이 가장 높은 빈곤 고위험 집단으로 나타 났다. 셋째, ‘빈곤 불행’ 군집에 비해 ‘빈곤 행복’ 군집에 속할 가능성은 사회정치적 관심도가 낮고 정치 활동 참여 경험이 없을 때라는 탈정치성과 낮은 미래불안감, 가족중심주의의 심리적 방어 기제, 그리고 빈곤한 사회경제적 상황과 지역 삶에 대한 체념적 수용에 기반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빈곤한 지방 청년들의 행복은 생존주의 회로에서의 탈출이나 기성체제를 초월한 대안적 가능성이기보다 탈정치성에 기반한 자족적 안심에 가까운 것이어서, 오히려 행복에 대한 사회적 추구를 단념시킬 수 있는 우려할 만한 것으로 해석되었다.